산해정의 농사일기

살구, 새도 먹고 사람도 먹고

산해정 2023. 6. 2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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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내리던 비가 잠시 그쳤을 때 살구를 땄다. 사람이 먹기도 전에 잘 익은 과일은 새들이 먼저 먹는다. 산까치와 직박구리의 소행이다. 어쩔 수가 없다. 내가 지금 집을 짓고 사는 곳도 바로 산 아래쪽이라 원래는 날짐승, 길짐승들의 영역이다. 그런데 인간이 침탈을 했으니, 인간이 가꾼 과일도, 농작물도 그들과 나눌 수밖에 도리가 없다. 애써 가꿔놓았는데, 내 몫이 없을 때는 허탈하기는 했다. 물앵두가 그랬고, 복숭아나 블루베리, 오디, 밀과 보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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