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머문 자리

아들의 편지

산해정 2020. 8. 9. 20:49
728x90

강재규님께,

농사도 시기가 있는 것처럼 인생도 시기가 있다고 말씀하셨 듯이 누구보다도 멋지게 노후를 준비하신 아버지가 존경스럽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오이를 따 주시고 예쁜 복숭아가 있으면 깨끗하게 씻어서 먹어 보라고 입에 넣어 주시는 모습이 귀엽고 감사합니다. 어머니와 한번씩 다투시지만 어머니 힘들지 않게 손수 부추도 장만하시고 여주도 다 씻어 놓으시니까 어머니는 양념만 하면 되니 항상 저의 집 밥상은 건강식으로만 채워져서 매일 맛있게 밥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만해도 부모님 속을 썩이는 못난 아들이었지만 대오각성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몇 년 후면 부모님께서 저를 믿고 마음 편히 놓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시는 마을 공동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여러 계획에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어머니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오늘 날씨도 우중충하고 전 세계가 큰 역경에 시달리고 있지만 여기 신용리 98-4에서는 아버지의 환갑잔치 때 웃음으로 가득하게 채울 수 있어서 아버지께 정말 감사합니다.

아들 강한빛 드림

2020년 8월 8일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