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정의 농사일기
모닥불 피기
산해정
2020. 12. 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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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아침, 옷을 따뜻하게 챙겨입고, 모자를 쓰고 바깥으로 나간다. 매일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가 춥긴 하지만, 겨울 시골의 공기는 맑고 상큼하다. 정원을 한 바퀴 돌고 수확하고 뽑아서 건너편 빈 밭에 쟁여서 말려둔 들깻대를 부살개 삼아, 건축 후 남은 목재로 모닥불을 피운다. 나무가 타며 뿜는 냄새도 향기롭다. 나무가 불에 타면서 따닥따닥 몸을 불사르면서 내는 소리도 예쁘다. 부살개로 불을 지필 때는 연기가 나지만, 나무 조각에 불이 붙으면 연기는 자연히 사라진다. 뜨거운 모닥불의 열기는 따뜻하게 몸으로 전달된다. 나무가 타면서 뿜어내는 향기는 온몸을 휘감아 스며들어 오랫동안 향기를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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