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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와,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시작될 포카라는 영상 20도 내외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우리의 전체 일정은 2023년 12월 22일부터 2024년 1월 1일까지 9박 11일이었지만, 실질적인 트레킹 일정은 2023년 12월 23일부터 12월 28일까지였다. 12월 28일엔 포카라에서 1박을 하고 29일에는 소수민족인 구룽족 마을인 행자곳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30일에는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이동하여 31일까지 일정을 소화하고, 31일 오후 카트만두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었다(2024년 1월 1일 오전 인천공항 도착).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BC 홈스테이 9박 11일 일정 12월22일.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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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도 계절은 겨울이었지만, 한국과 비교할 때 위도가 많이 낮아 한국의 겨울과는 많이 달랐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등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문적인 산악인조차 오르기 힘든 히말라야산맥이라는 지구의 지붕을 이루는 8 000미터가 넘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수많은 봉우리들을 가진 지역이니, 더구나 계절조차 겨울이기에 당연히 엄청나게 추울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안나푸르나와 같은 험준한 지역을 트레킹하는 여정이라면 당연히 전문적인 여행사의 도움을 받아 정보를 입수하고, 그에 따라 대응하면 될 일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이번 트레킹에서 사실상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한 이도정 대장은  본인은 수 차례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비롯해 안나푸르나 서킷 등을 경험하였으므로, 네팔의 기후 등 사정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본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이번 트레킹이 처음이었기에 문외한이었다. 간간이 공통 카톡방에서 던지듯이 한 마디씩 하긴 했지만, 직접 체험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절실히 다가오지 않았다.

예를 들면, 비자는 어떻게 되는지, 전기 사정은 어떠하며, 콘센트는 어떠한지, 롯지에 타올은 제공되는지, 핸드폰 충전과 와이파이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하나에서 열까지 궁금 투성이였지만, 꼼꼼하게 챙겨주지 않았다. 물론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검색을 하면 왠만한 것은 확인이 된다. 그래서 이도정 대장은 친구들의 능력을 너무 믿었던 탓일까? 나는 애초부터 이도정 친구의 성정을 알고 있었기에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각자도생'해야 함을 알았다. 그래서 기본적인 사항은 스스로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고 점검해나갔다. 그런 탓인지 에둘러가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즉, 준비부족으로 결정적인 어려움에 봉착하지 않았다.

단지, 이도정 대장이 지금 우리나라의 겨울 복장으로 출발하면 된다고 하긴 했으나 와 닿진 않았다. 그래서 두꺼운 바지도 두 개씩 준비하고, 내복도 두 세벌, 양말도 몇 켤레, 장갑도 얇은 것, 두꺼운 것 3켤레, 핫팩도 한 박스, 소주도, 간식도 잔뜩 챙기는 바람에 짐이 엄청 늘어났다.

그리고 출발할 때부터 내복을 껴입고, 두꺼운 바지를 입고, 트레킹을 시작했다. 위에도 몇 겹의 옷을 껴입는 바람에 20도 내외의 네팔 기후에 한증막 속의 트레킹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을 새겨주고자 우리 이도정 대장은 일부러 친구들을 배려한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했다.

이번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통해 처음 이 길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나의 경험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준비물 : 작은 베낭 (30-40리터), 등산화(발목 감싸는 것), 얇은 타올 2개, 내복 1-2벌, 속옷 2-3벌, 비누, 치솔, 치약(작은 것), 비옷, 핫팩 15개 정도, 겨울엔 두꺼운 바지 1개, 등산용 바지 1개, 윗옷 얇은 패딩 조끼 1개, 소매 있는 얇은 패딩 1개, 두꺼운 점퍼 1개,  핸드폰 충전기 1개, 보조 밧데리 1개, 선글라스, 헤드 랜턴, 무릎보호대, 날찐물통, 장갑, 등산용 모자, 선 크림, 고산병약, 감기약, 설사약, 두통약, 바세린, 립밤, 클랜징 티슈, 얼굴 닦을 수 있는 작은 물 휴지, 스틱 2개, 만약의 경우 아이젠, 침낭 필수이나 현장 임대 가능, 볼펜, 작은 메모지, 도착비자 온라인 신청서 작성 후 출력물(15일 짜리 비자 30달러), 여권 필수(분실 우려시 여권 복사본 및 여권 사진 2장)

* 핸드폰 차지 150-200루피, 와이파이 200-300루피, 더운 물 샤워(150-300루피), 롯지의 높이에 따라 비용이 올라감. 참고로 나는 닦기만 하고, 더운물 샤워를 하지 않았다. 수염은 그대로 길렀다.

* 트레킹을 할 때에는 내복도 필요 없고, 얇은 등산바지 차림으로도 가능함. 어떤 이들은 짧은 팔, 반바지 차림으로 트레킹을 하는 경우도 있었음.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경우 고도 3,200미터인 데우랄리부터 온도가 많이 낮아졌음. mbc나 abc의 경우 날씨의 변동이 심할 수 있음.

이도정 대장은 안나푸르나 트레킹 중 '나마스떼', '비스타리' 두 단어만 알면 된다고 했다. 오고가며 마주치는 트레커들이나 현지인들에게 '나마스떼(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상대방도 두 손을 모아 '나마스떼'라고 인사를 한다.

그리고 고산지대를 오를 때에는 서두르지 않고 '비스따(타)리, 비스따(타)리(천천히, 천천히)' 오르면 서서히 적응하면서 오르게 되어 고산병 증세를 막거나 줄일 수 있다. 아마도 우리 일행이 큰 무리없이,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트레킹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비스타리'의 약효였다고 생각한다.

 

우린 김해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가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카트만두행 비행기를 탔지만, 우리가 탄 비행기는 남으로 남으로 내려와 제주도 보다 훨씬 아래에서 서쪽으로 기수를 틀었다. 그러고 보니 새로운 부산국제공항이 건설된다면 시간이 1시간 내지는 1시간 30분 정도는 절약될 것 같았다. 시간이나 비용면에서도 남쪽 지역에 사는 국민들은 이중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불공평함에 대해 감정이 살짝 상했다.

트레킹 중 만나는 현지인들이나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트레커들은 우리 일행이 한국인이라 소개하자 대부분 반색을 했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

좀 잘 하자! 대한민국!

특히 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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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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