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10. 19:03 시가 머문 자리
집 나간 토끼를 찾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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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늦은 시간, 정원 잔디를 정리하고 있는데, 옆 단감아무 밭에서 하얀 토끼 한 마리가 폴짝폴짝 뛰어오고 있었다.
지난 주에 마을 이장님이 방송을 하는 내용이 퍼뜩 떠올랐다. 마을에서 누군가 키우던 토끼가 집을 나갔는데, 찾아주는 이에게는 사례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토끼를 붙들어 종이 상자에 담아 이장댁을 찾아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길가에서 마을 어르신 한 분을 만나 토끼의 소유자가 누군지 물었더니, 충청도에 사는 아랫집 할머니 따님이 추석에 친정에 왔다가 키우던 토끼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할머니집을 찾아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윗집 강소장님께 얘기했더니, 이장님과 통화를 해서 주인을 찾아줄 수 있었다.
할머니가 따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너무 기뻐서 말문이 막힐 정도라고 했다며, 내일 당장 충청도에서 달려온다고 했단다.
사례를 하면 받아야 할까 받지 말아야 할까?
양지마을에 살면서 별난 경험을 다한다. 집을 나가 대밭에 줄이 감켜 아사 직전의 개를 구해준 적이 있고, 한빛이가 유기된 개를 발견해 데리고 온 것을 멀리 함양까지 가서 남원에서 오신 분을 만나 분양한 일, 이번에는 이렇게 집 나간 토끼까지 찾아주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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