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까지 2일간 김해진영시민연대감나무(상임대표 강재규 인제대 법학과 교수) 주최로 감나무문화예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종합예술제라 할 수 있겠다.
보통 이런 행사는 지역의 예총 등이 주최가 되어 도나 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 김해진영시민연대감나무는 순수한 시민단체로, 어떤 기관으로부터도 예산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티켓을 팔거나 지역의 시민들로부터 자발적인 후원으로 예산을 마련하여 진행하였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음악공연 뿐만 아니라, 그림과 시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신청을 받은 작품들의 전시회까지, 하나의 조그마한 지역의 시민단체가 소화해 내기 불가능한 행사를 감히 시작해 성공적으로 개최한 멋진,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종합예술제였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참여단체나 개인에게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어렵게 마련한 예산으로 출연료까지 지급하였다.
김해진영시민연대감나무는 지역의 시민단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 지역의 예술인과 일반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재능들을 펼친 장을 마련하여,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였노라고 감히 자부한다.
서원희 운영위원장님을 비롯한 운영위원님들, 공동대표님들, 그리고 헌신적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신 회원님들, 또 주체적 시민으로 참여하여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뿜어내신 진영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직접 기금을 후원해주신 지역의 시민들과 재능과 끼를 출연해 멋진 행사로 만들어주신 출연자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린다.
오늘 오후 김해 문화의 전당 애두름마당에서 제14회 휠체어와 함께 하는 건강걷기대회 및 희망을 나누는 함께 하는 가요제가 개최되고 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좋은 계절에 행사가 진행되어 참 좋다. 아내가 단장으로 있는 김해사랑합창단 당원들이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고, 공연에도 참여하고 있어 오늘 행사에 아내랑 함께 참여하고 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전국 1238개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책은 약 1억 2356만권이며, 매년 새로 구입하는 책은 약 450만권, 한 해 폐기되는 책은 약 540만권입니다. 2021년을 기준으로 전국 대학 도서관이 소장한 도서는 1억 7500만여 권이며, 한 해 동안 폐기된 책은 164만권입니다. 전국의 대학도서관은 2021년 한 해 430만권의 책을 구입하였고 구입비용은 2380여억원이었습니다. 추산해보면 전국의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에서 매년 지출하는 도서 구입 비용만 해도 4000억원 이상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교육부 통계를 보면 매년 1000여명(2020년)의 대학 교수들이 퇴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10년 안에 정년퇴직을 앞둔 교수만 해도 약 4만 5000명이나 됩니다. 전국의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 그리고 대학교수를 비롯한 전문 연구자들이 소장하고 있던 책들을 포함하면 매년 1000만권 이상의 책들이 폐기되고 있습니다.
매년 폐기되는 1000만권 이상의 책 대부분은 헌책방이나 폐기물 수집상 혹은 재활용폐지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헌책방으로 일부 유통되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진열되어도 찾는 사람이 없으면 결국엔 폐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헌책방에 새로운 독자(주인)를 만나는 책들도 대부분은 대중서들입니다.
연간 1000만권 이상 폐기되는 책 중에는 보존 가치가 높은 책들이 따로 보관되기도 하지만, 귀중한 자료들이 적절한 보관 장소나 소장자를 만나지 못해 안타깝게 폐기되는 경우가 더 많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는 합니다만, 교수나 연구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독서 혹은 도서 애호가들이 소장한 책들도 많이 폐기되고 있습니다. 많은 책을 소장한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경우 대를 이어 책을 소장하지 않으면 아파트 재활용 수거장을 통해 폐지로 처리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한평생 모으고 연구에 사용되었던 많은 자료와 책들이 지식 자료가 아니라 단순 종이로 재활용되는 일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사회의 지적 자산이 허무하게 폐기되는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 이런 책들을 모아 새로운 독자를 만나게 하고 좋은 책들과 보존이 필요한 책들을 보관 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구체적인 방안으로 학생 수 급감으로 여유 공간이 생겨나고 있는 경상남도 교육청이 인류의 지적 자산을 보존하고 더 폭넓은 학생과 학부모 시민들과 새롭게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헌책으로 꽉 채워진 낡은 종이 냄새 가득한 서가와 공정무역 커피가 있는 쉼터, 죽기 전에 손때 묻은 자신만의 베스트셀러를 채워 넣은 아무개의 책장, 아마추어 작가와 은퇴한 연구자들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이 자서전을 쓸 수 있는 집필 공간, 저자 서명이 된 책과 희귀 서적을 따로 모은 경남도민 모두의 서재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헌책을 모으고, 헌책을 분류하고, 헌책을 팔고, 헌책을 보존하고 헌책을 전시하는 공공헌책방이 학생과 시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이 만들어지는 날을 사람들이 함께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상남도 교육청이 학습과 독서교육을 위해 여러 도서관을 운영하고 매년 새롭게 출판되는 종은 책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의 소중한 지적 자산을 가려내고 보존하고 마치 골동품과 같은 새로운 가치를 더 하는 작업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서울시가 공공과 민간이 협업하여 헌책을 재활용, 재사용하는 <책보고>가 운영되고, 런던에서 차로 4시간이 나 떨어진, 주민이 천여명에 불과한 시골 마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헌책방 <헤이 온 와이>가 만들어진 것처럼 헌책을 인류의 문화자산으로 탈바꿈하는 새로운 전환이 경남에서도 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