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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정의 농장 가장자리에 커다란 물앵두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벚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벚꽃보다 일찍 꽃을 피우고, 버찌보다 먼저 크고 붉은 열매가 익습니다.
올해도 물앵두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열매가 채 익기도 전에 직박구리와 산까치들이 수십마리씩 날아들어 만찬을 즐겼습니다. 그렇게 많던 열매들이 감쪽 같이 새들의 배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내가 집을 지어 행복한 삶을 누리는 이 공간도 사실은 새들, 고라니, 꿩 등 자연의 것이었습니다. 잘 익은 열매들을 새들이 따 먹고, 농작물을 고라니가 뜯어 먹어도 당연히 그러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그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 열매를 맛볼 수 없을 정도로 깡그리 다 따 먹으니 서운한 마음도 없지 않았습니다.
오늘 오전엔 계단 부분 잔디를 깍아 정리하다가 낮은 가지에 일부 남은 물앵두를 땃습니다.
요렇게...
새들이 먹고 남은 열매를 사람이 맛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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