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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모처럼 아내랑 화포천 산책을 했다. 하늘을 떼 지어 나는 철새들과 물 위에서 유유히 노니는 철새들의 모습이 겨울철 화포천의 진미다. 많이 걸었다. 무려 4시간에 걸친 산책이었다. 산책을 하다 마주친 생림면에 위치한 많은 공장들은 휴일임에도 여전히 가동되고 있었다. 가끔씩 공장의 문을 닫고 쉬는 공장들도 없지는 않았다. 힘차게 돌아가는 공장들을 볼 때엔 너 나 없이 어렵다는 경제상황 속에서 위안이 되기도 했지만, 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공장 노동자들의 삶의 질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또 시내에서 수없이 만나게 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터가 바로 저 공장들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걸으면서 매캐한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의 냄새가 유쾌하진 않았다. 공장들 속에 간간히 눈에 띄는 주택들과 그 속의 주민들의 삶은 소음과 매연으로 어려움을 겪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보이는 주민들은 주로 노인분들이었다. 아마도 그 속에 살다보면 매연에도, 소음에도 무뎌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사는 양지마을은 김해에서는 드물게도 공장도, 축사도 없는 청정지역이지만, 기압이 낮은 아침이나 저녁이면 코끝을 유쾌하지 않게 하는 야릇한 내음의 장본인이 바로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공장들에서 배출되는 매연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해의 구석구석에는 수천개의 공장들이 흩어져 가동이 되고 있으니, 그 영향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운 곳은 아무데도 없으리란 것은 김해의 숙명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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