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5. 08:33 산해정의 농사일기
진영 양지마을의 가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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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바깥으로 나오니 무척 쌀쌀하다. 지난 여름 지속되던 폭염은 언제 그랬느냐며 가을의 출현에 그새 꼬리를 감추고 멀리 줄행랑을 친 듯하다.
잔디밭은 이슬에 흠뻑 젖어있다. 가을엔 푸성귀들도 이슬을 먹고 자란다. 햇볕이 그리 강하지 않으니 비 잦지 않아도 이슬로 목마름을 달랠 수 있나 보다.
상추, 열무, 부추, 쪽파가 가을 텃밭의 허허로움을 채우고 있다. 김장 무와 김장 배추도 벌레들과 싸움에서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
벌레로부터 생장점에 치명적인 공격을 받은 배추는 옆으로 2~3개의 싹을 새롭게 내민다. 하지만 이미 정상적인 배추로서의 기능은 잃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도 무사히 성장하면 쌈으로는 활용할 수 있을 테다.
올해는 무와 배추에겐 시련이었다. 추석을 지나서도 폭염이 지속되어 모종을 내는 시기에 강한 햇볕에 타죽어 버리고, 겨우 견뎌낸 무와 배추들은 벌레의 공격으로 또 만신창이가 됐다.
하지만 가을은 서서히 서서히, 그리고 깊숙히 깊숙히 양지마을로 침투 중이다. 가을은 석류알 위에, 모과 열매 위에, 또 백화등 이파리에 먼저 내려 앉는다.
아, 계절은 이미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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