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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참깨 짧은 두 이랑을 심었는데, 심는 시기를 놓쳐서 늦깨가 되고 말았다. 올깨는 이미 수확을 해서 말리고 있는데, 우리는 늦게 심어서 이제야 노란 빛이 난다.

씨앗을 넣었는데, 멧비둘기가 씨앗을 먹었는지 제대로 싹이 트지 않아 두 번째로 씨앗을 넣었다. 그래도 골고루 나지 않아 비가 오는 날 모종을 옮겨 열심히 물을 줘서 겨우 살렸다.

그래도 이렇게 성장해서 씨앗을 맺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올해는 참깨 꼭지가 굵지 않고 아주 작다. 쏘물게 심고 늦게 심어 그렇지 싶다.

참깨는 왠만해선 가뭄을 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 계속되는 폭염에도 참깨에는 물을 주지 않았다. 아마도 뿌리를 직선으로 깊게 뻗는 탓이지 싶다.

이와는 달리 콩류는 비가 많이 와야 잘 된다고 한다. 농부가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우니 참깨와 콩을 반반으로 심으면 농사를 완전히 실패할 확률은 떨어지지 싶다.

올해 심은 양이 얼마 되지 않아 한 두어 되는 될지 모르겠다. 두어 되가 되면 한 되는 참기름을 짜고, 한 되는 깨소금용으로 사용하면 될 테다.

참깨농사 역시 경제적으로 따지면 완전히 밑지는 농사요,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 그럼에도 농부들은 꾸역꾸역 다품종 소량농사를 이어간다. 농사 짓는데 드는 비용과 수고는 셈하지 않은 체 그저 자급자족하는 삶에 만족하면서 말이다.

기후위기, 식량위기, 지구위기 시대에 농사, 농업, 농민은 분명 재평가되어야 한다. 인류의 1차 먹거리인 농산물은 대체제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 오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참깨 이파리를 땄다. 나중에 참깻대를 쪄서(베서) 말려서 참깨를 털 때 편리하다. 그렇지 않으면 참깻닢이 말라서 부서지고, 또 알곡을 골라 정리하는데 일거리도 많아지고 많이 불편하다. 이 역시 경험으로 터득한 농사의 노하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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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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