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은 10마리의 닭들 중 가장 약자다. 모든 닭들로부터 쪼임을 당하고, 먹이다툼에서도 늘 뒤진다. 그러다보니 봄이 되어도 다른 녀석들처럼 닭벼슬이 선홍색으로 변하지를 않고 아직도 닭벼슬이 거무스름하다.
늘 쪼이고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하다 보니 그런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짐작컨대 아마도 이 녀석은 알도 낳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나를 잘 따른다. 먹이를 주려고 닭장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나를 따라 들어온다. 먹이를 주는 사이 먹이를 먼저 먹는다. 그러나 먹이를 주고 돌아서 나오면 다른 녀석들에게 밀려 금새 나를 따라 나온다. 안스러워 한움큼의 먹이를 녀석에게만 주고 먹기를 기다리곤 한다. 즉 측은지심 탓이다.
그리고 붙들어 보려하면 다른 녀석들은 쏜살같이 도망을 가는데, 이 녀석은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부분이 녀석에게 더욱 정이 가게 만든다.
늘 약한 자식에게 부모의 눈길과 손길이 더 가듯이 말이다. 지난 겨울에는 녀석이 쭈구려 앉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닭들은 한 번 생기를 잃으면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고 대부분 죽게 된다. 어릴적 시골에서도 그런 모습을 자주 보았다.
그렇지만 왕따를 당해서 생기는 문제는 격리해서 먹이를 주면 생기를 찾을 수 있지 싶었다. 그래서 격리를 시켜서 별도로 먹이를 줘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으나,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만큼이라도 버텨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하루빨리 생기를 되찾아서 알도 낳고 건강해지길 바란다.
이 블로그는 민주주의, 지방자치와 분권, 그리고 환경과 생태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성이 실질적으로 실현되는 국가와 사회를 희망합니다. 또한 나는 이 블로그를 일기장처럼 활용해 남기고 싶은 내용들을 기록합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용하기 전에는 오마이뉴스 블로거로 활동을 해왔습니다만, 몇 년 전에 오마이뉴스는 블로그를 닫아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그 때 이후로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 역시 영원하지 않을 것